25년간의 해군사관학교 영어교수 재직 중 ‘영어 책 읽는 두뇌,’ ‘자녀의 두뇌를 이해한 영어 독서 지도법,’ ‘아메리칸 애드미럴십’ 등 15권의 저서와 번역서를 출간하였다. 현재 해군사관학교 명예교수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영어교육의 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언어 교육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두뇌 과학의 성과와 기술 발전에 힘입어 강력한 이론과 학습 도구를 갖추게 된 것이다. 특히 인간의 사고와 기억, 학습 과정에서 변화되는 두뇌 속 뉴런의 움직임을 언어 교육과 연결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두뇌 과학을 통해 입증되고 있는 여러 연구 결과들은 향후 언어 교육이 지향해야 할 귀중한 나침반이 되고 있다. 나아가 두뇌 속 뉴런 연결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 과학 기술 또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의 영어 교육 현장은 시험, 문법, 해석 중심의 수업 등 눈 앞에 닥친 현실을 온전히 떨쳐내기에 여전히 힘이 부족하다. 음성 언어 기술 습득, 지속적인 연습과 훈련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실천에 이르기까지 갈 길은 멀다. 전문가를 비롯한 여러 방송 매체에서도 현재의 학습 과정은 소요된 시간과 경비에 상응하는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영어교육 무용론이 등장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지금의 영어교육을 보다 강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교육 당국은 다양한 요구에 따라 교육 제도에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하지만, 대부분 시험과 평가 영역에 국한된 변화 없는 변화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근본적인 치유책이 제시되고 실현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역자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영어 습득의 과제를 해결하는 핵심 실마리를 두뇌 과학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아울러 영어 능력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충분한 연습 기회 제공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더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ELL)의 사례를 그대로 번역하여 출간하는 이유다.
본 책자는 일찌감치 두뇌 과학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교육에 접목하면서, 15권 이상의 책자들을 저술한바 있는 David A. Sousa의 ‘How English Language Learner Brain Learns’를 번역한 것이다.(Sousa의 이전 책들이 ‘소우사’ 로 출간되어 여러 편의상 ‘소우사’ 로 표기했다.)
본 책자의 초반부에서는 모국어와 목표어 습득에 관련된 내용, 즉 오랫동안 인간의 두뇌에 내재되어 있는 언어 유전자와 그 특징, 나아가 두뇌 안의 각 영역별 활동 상황에 관해 설명한다. 최근 발달된 각종 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듣기, 말하기, 읽기 등 학습자가 수행하는 언어 기능에 따라
두뇌 활동이 어디에서 어떻게 발생하고 연결되며 어느 정도의 강도와 속도로 진행되는지를 많은 실험 결과와 함께 설명한다. 나아가 어린 아이들은 소리나 그림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음소와 알파벳 원리를 인지하며 유창성을 확보해 나가는지를 보여준다. 관련된 여러 가지 사례를 들고, 문장이나 문단의 의미 이해 원리를 두뇌의 각 영역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더불어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두뇌가소리 인식을 못하면, 그 다음 단계인 리터러시 학습으로 발전되기 어려운 이유를 두뇌 과학의 실험 결과와 연결시켜 설명한다.
후반부에서는 듣기와 말하기 지도, 읽기와 쓰기에 대한 활동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각 단원의 말미에서는 현장 교실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수업 관련 활동과 목록을 제시한다. 저자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과학 기술을 언어 학습에 적극 활용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학생들에게 더 오랜 시간 영어 수업을 받게 하면, 그만큼 더 영어를 빠르게 배울 수 있을까?” 등과 같이 본 책자의 도입부에서 제시하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해 저자가 명쾌한 답안을 제시한다.
본 책자는 영어 교육을 책임지는 지도자들에게 영어 학습에 대한 기존 시각을 다시 한번 더 숙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미국의 사례를 그대로 번역한 책이다. 실제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전략들도 제시한다. 모쪼록 본 책자가 대한민국의 영어교육 담당자,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영어 교육의 정책과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책임자들이 ‘짐은 줄이고, 성과는 높이는 영어 교육 제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준용, 김성현 제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