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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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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제2의 뇌 장 혁명>

김나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소화 기내과 의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성차의학연구소 소장이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국제학회인 2018 아시아태평양 소화기학술대회 (APDW 2018)에서 한국인 최초로 마샬 & 워런 연구 상(Marshall &Warren Lectureship Award)을 받았으며, 2019년도에는 서울대학교 학술연구교육상을, 2015, 2022년에는 서울시의사회의학상(저술부분)을 수상했다. 30년 남짓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소화기계 질환 및 질환의 남녀 차이에 대한 성차의학을 연구해왔으며 현대인의 질병인 과민성장증후군 등의 장 질환과 기능성 소화불량증, 소화성 궤양, 위암 및 대장암의 예방 및 치료를 모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저서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 《임상영역에서의 성차의학》과 영문판 《Helicobacter pylori 》, 《Sex/Gender Specific Medicine in the Gastrointestinal Disease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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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임상영역에서의 성차의학> - 2022년 12월  더보기

‘편향성을 지양하는 의학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남녀 모두의 건강에 도움이 되게 하자는 성차의학’과 조우하게 된 것은 2014년 8월의 더운 여름날 스탠포드대학-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여성과총)의 Gendered Innovation (GI, 젠더혁신) Workshop에서였다. 젠더혁신의 기수인 스탠포드대학 Londa Schiebinger 석좌교수님, 한국여성과총 백희영 회장님, 그리고 WISET Director 이혜숙 교수님(현재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 소장님) 등 미국, 한국 교수들이 참여했는데 여기서 다룬 대장암 임상 측면에 대한 발표 준비를 하면서 성차의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에 반영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후 2016년 한국여성과총 산하에 설립된 젠더혁신연구센터에서 ‘젠더혁신을 통한 과학기술연구의 수월성 및 실용성 증진’ 제목의 3+2년 연구과제에 참여하면서 남성보다 여성에 호발하는 ‘기능성 위장관장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기존에 연구하던 위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소화성궤양 연구 주제와는 다른 방향이었지만 하다 보니 재미가 있었다. 또한 2016년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연구비 공모에서 “AOM/DSS 모델에서 대장염 및 대장암 발생의 성별 차이 및 에스트로젠에 의한 Nrf2 발현 조절” 과제가 채택되면서 임상과 기초에 걸쳐 성차의학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느낀 것은 성차의학이란 결국 질환 발현에 있어 남녀의 호르몬, 유전적, 환경적 차이가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를 밝히는 것이고 치료 또한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인데 기존 논문이나 학설, 연구 방법 등 연구 환경 조성이 아직 안 되어 있고 학문으로 체계화되려면 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선후배 및 동료, 제자들과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성차의학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이 깊어가고 있던 2020년 초에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되었다. 외래 환자 수나 내시경이 줄고 외부 모임이 적어진 2021년의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 책 발간은 그동안 동료, 제자들과 발표한 연구결과를 정리하면서 흩어져 있던 지식을 체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다행히 반응도 좋았다. 2022년에는 국문책 내용을 조금 더 심화하여 『Sex/Gender-Specific Medicine in the Gastroenterological diseases』라는 Springer 영문 책으로 발간함으로써 이 분야의 주목을 끌었다. 보통 성차의학이라고 하면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도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 성(sex)을 연구하는 학문이냐고 질문을 하여 놀라게 했는데 이제는 Sex/Gender-Specific Medicine이라고 이해하는 분들이 점점 많아진 것은 나름 큰 보람이었다. 지금의 성차의학으로 개념이 정립되기 전의 세계적 흐름을 보면 초반에는 여성에서 빈번한 질환을 치료하려는 여성클리닉으로 시작하여 여성 건강에 관련된 진료와 연구를 주로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여성의학연구소, 여성클리닉이 운영되면서 대부분 산부인과 내지 내분비 계통의 문제를 좀 더 특화하는 양상이었다, 한데 탈리도마이드를 비롯한 그간의 약제 개발에 필요한 임상연구에서 성(sex)의 치우침에 대한 우려가 1980년대 후반부터 제기되기 시작했고, 1987년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에서 임상연구 대상자에 여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원칙이 발표되었다. 이와 같은 NIH의 정책은 1993년에 모든 인간 대상 연구에 여성과 소수인종을 포함하라는 법으로 발의되었고, 특히 3상 임상연구에서는 치료 효과의 검증 과정에 여성과 소수인종에 대한 하위분석이 가능할 만큼 충분한 수의 참여가 권고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캐나다 보건연구소(Canadian Institutes of Health Research, CIHR)는 2010년부터, 유럽위원회(The European Commission)에서는 2014년부터, 그리고 미국 NIH에서는 2015년부터 연구비 지원서에 성 혹은 젠더를 고려하고 있는지 명시하도록 하고, 연구 설계부터 분석 및 보고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성을 하나의 생물학적 요인으로(sex as a biologic variable) 사용하도록 규정하면서 성에 대한 고려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분위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3월 24일 ‘성별특성을 반영한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기본 틀은 만들어졌지만 현실은 그다지 녹록지 않은 듯하다. 즉 성차의학 연구 확산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인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성차의학 연구의 도입과 확산을 위해 새로운 연구방법론 개발 등 전문가들의 적극적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의학 전 분야에 성차의학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알리기 위한 교과과정에의 반영 등 큰 숙제들이 놓여 있는 것이다. 사실 2014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8년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성차의학’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호르몬, 유전체, 사회문화적 관계 요소 등 확실한 개념으로 잡히지 않은 근본적인 문제가 많이 얽혀 있는 상황 속에서 숨겨져 있는 진실을 규명해 나가는 것은 많이 어려운 듯하다. 의대 학생들이나 대학원생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강의 내용이 공허해지고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다가왔다가 멀어지는 연구자들이 많은 이유일 것이다. 즉 Blue ocean임에 분명한 성차의학 연구가 수월성이 떨어지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와중에 젠더혁신센터에서 “성별특성 반영을 통한 의·생명 분야 연구개발 수월성 증진전략 기획연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임상 전 영역의 여러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책 발간에 대해 제안해 주셨다. 이후 대한민국 의학 발전에 영향력이 큰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함께 『임상영역에서의 성차의학』을 발간하게 된 것은 큰 걸음을 내딛는 것이어서 매우 기쁘다. 사실 본 책 발간을 기획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께 기획 의도를 설명 드렸을 때 반신반의하면서도 이들 질환에 있어서의 성차에 대해 고민하고 그 기전이 무엇인지 규명해 보려는 노력을 기꺼이 해주신 여러 교수님들께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2017, 2019, 2022년도 서울의대 중개대학원과 임상의학과에서 ‘의과학에서의 sex, gender 연구(Sex and Gender Aspects in Biomedical Research)’ 과목을 개설한 후 수업에 참가한 의학자 및 의사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도 성차 개념은 확실한데 젠더 개념을 잘 모르겠다는 여러 대학원생들의 피드백을 받아 더 깊은 연구의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2018, 2019, 2021, 2022년 서울의대 본과 2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선택교과2에 ‘성차의학’ 강좌를 개설했을 때 의대생들이 선택을 많이 해주었는데 수업을 하면서 더 많은 임상 영역에서의 case study가 부족하다는 점과 깊이 있는 성차연구가 많이 없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까웠는데 이 책을 발간함으로써 그 목마름이 많이 해소되었다. 또한 각 챕터 하나하나 교정을 진행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이것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동안 어렴풋하게 다가왔던 성차의학이 의학 전반에 걸쳐 이미 증거들이 쌓이고 있었음을 새삼 발견하였다. 이러한 씨앗을 잘 키우면 추후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의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으로 옮겨가면서 이 책 발간이 ‘성차의학 연구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솔직한 소회이다. 그러면서 더욱 여러 공저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책 발간은 공저자들 외에 여러분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할 수 있었다. 먼저 2021년 1월 말에 과학기술부 승인을 받은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의 이혜숙 소장님,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 왕규창 원장님의 격려와 아낌없는 지원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소화기질환에서의 성차의학』에 이어 이 책을 펴낼 기회를 준 도서출판 대한의학 신은주 실장님과 그림과 테이블은 물론 중추적 역할을 한 서선영 과장님, 또한 바쁜 연구 와중에 원고 편집자 역할을 맡아준 박지현 연구원과 모든 원고 내용의 감수를 훌륭하게 소화한 최용훈 교수, 저마다의 전문지식을 좋은 원고로 만들어준 공저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향후 더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성차의학 연구가 더욱 다양해지고 더욱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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