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울 신(辛)을 성으로 사용할 정도로 라면과는 징한 인연을 갖고 태어났다. 라면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1963년, 세계 라면의 날인 8월 25일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삼양라면 1호 대리점을 하셨고, 붕어빵 어머니는 언제나 유머감각이 풍부하신 분이었다.
영화감독의 꿈을 안고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해 청소년영화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졸업 후 우진필림 기획자로, 대우영화채널에서 편성PD로 일했으나,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방송 작가로 25년간 대본을 써온 글쟁이다. 코미디일번지, 뽀뽀뽀, 일밤, 폭소클럽 등을 집필했으며 2004년에는 ‘KBS 연예대상 최우수 작가상’을 수상했다. 서울종합예술학교와 한양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주)톡킹스피치의 대표로 활동중이다.
막힘없는 대화의 기술로 질문하는 법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이제는 질문이다》 외 《직장인 열에 아홉은 묻고 싶은 질문들》, 《웃어라 학교야》, 《애드립의 기술》, 《유머 있는 사람과 일하고 싶다》 등의 저서가 있다.
세상 사람은 둘로 나뉜다. 신상훈의 강의를 들은 사람과 아직도 듣지 못한 사람으로. 그렇다면 그의 강의를 들은 사람은 이제까지 몇 명일까? 한 명이다. 왜냐하면 그의 강의를 듣고 나면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 때문에.
직장인의 상처에 작은 반창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유머, 당신은 유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그게 궁금해서 공부를 하다가 책을 한 권 냈었죠. 그게 바로《유머가 이긴다》(쌤앤파커스, 2010)입니다. 책을 쓰고 나면 유머가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더 모르겠더군요. 유머가 뭔지 궁금하면 궁금할수록, 그래서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유머가 달아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그 책은 저에게 수많은 강의 요청과 아파트를 선물해 줬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파트의 가격이 떨어져서 스트레스를 주고 있지만(ㅜㅜ).
그 후로도 수많은 유머책이 출판되어 이제는 서점의 한 귀퉁이를 ‘유머 관련 책’들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이야기의 반복이거나 들어도 이해가 안 되는 책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네 책도 그저 그런 책 중에 하나야. 너도 쓰레기만 만들어낸 거야.’
아직도 유머 관련 분야에선 가장 많이 판매된 책이니까 쓰레기를 가장 많이 만들어낸 범죄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유머 책을 쓰지 않기로 결심했죠. 그런데 왜 다시 유머책을 들고 나왔냐고요? 제 생각의 오류를 수정하고 기존 쓰레기를 재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27년간 코미디 방송 작가 생활을 하면서 누구보다 코미디, 개그, 유머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토론을 하고 강의를 했던 사람으로서 진정 유머가 무엇이고 유머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끝내 줄’ 필요성을 느낀 것입니다. 저는 그 해답을 세 가지에서 얻었습니다.
‘몸’, ‘맘’, ‘말’
이 세상의 시작은 ‘말씀’에서 시작됐다는 절대 진리를 제가 뒤엎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태초에 말이 있기 이전, ‘몸’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높은 데 계시는 그분의 말씀으로 인해 이 세상이 시작됐다고 하지만 나의 시작은 남자의 몸과 여자의 몸이 부딪쳐 MOM의 몸에서 잉태되어 10개월 성숙된 뒤에 몸 밖으로 이 몸이 나오면서 내 인생이 시작되었으니 나의 시작은 ‘몸’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몸을 갖고 태어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커다란 획이 그어집니다. 나처럼 170센티도 안 되는 사람에게는 특히 몸이 중요합니다. 첨부터 배구나 농구를 할 생각은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잘생긴 몸 때문에 자동차 수리를 하다가 배우가 되기도 합니다. 몸 하나 믿고 영화배우가 되어서 천만 관객을 끌어 모으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예쁘게 생긴 몸 때문에 미스코리아가 되어 인생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당신도 당신의 몸이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다는 생각, 하지 않으시나요? 물론 반론을 제기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어떤 장애우는 사지가 없는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하고 손가락이 모자라는 데도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었다고, 몸이 다는 아니라고, 장애가 있는 몸 때문에 오히려 강인한 정신력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것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럼 반대로 장애 때문에 스스로를 한탄하면서 좌절하거나 스스로 목숨까지 끊는 경우는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래서 몸을 움직이는 것은 ‘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죠.
“세상은 맘먹기 달린 거란다.”
아무리 훌륭한 몸을 갖고 태어났어도 맘 한 번 잘못 먹으면 그 잘난 몸을 한순간 망쳐버리는 꼴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자기 얼굴이 잘난 줄 알고 그 얼굴을 믿고 설쳐대다가 몸 버리고 인생까지 종친 경우를 말이죠.
아무리 멋진 몸이라도 망가지는 건 한순간입니다. 그야말로 맘먹기 달린 거죠. 그래서 이런 노래가 있나 봅니다.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이런 말도 있죠.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
건전한 정신, 건전한 맘을 가져야만 건전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건강한 정신, 건강한 맘을 가질 수 있을까요.
소방서에 가보면 이런 표어가 있습니다.
‘불불불 불조심’
지금도 있는지 모르지만 예전에는 이런 표어도 있었죠.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소방관 아저씨들이 이걸 소리 내어 외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다 큰 어른들이 닦고 조이고 기름을 쳐야 한다는 걸 몰라서 매일 복창을 하겠습니까? 그렇게 해야만 맘을 다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기관사들이나 비행사들도 사전 점검이나 운행 중에 ‘말’을 하면서 행동을 하는 이유도 실수를 없애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혹시 집을 나서다가 가스 불 껐나? 걱정이 돼서 다시 들어가 보는 분이 계시다면 다음부터는 가스 불을 끄면서 이렇게 말하세요.
“가스 불을 끈다.”
그러면 기억이 확실히 난다고 합니다. ‘말’을 하면 ‘맘’을 움직이고 ‘맘’이 움직여야 ‘몸’도 따라 움직입니다. 유머를 끝내주기 위해서 ‘몸맘말의 법칙’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진정한 유머는 남을 웃기는 게 아니라 내가 웃어주는 것이라고. 남을 웃기던 내가 웃던 어쨌든 유머는 웃음을 만들어내야 최종적인 성공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몸을 바꿔야 합니다. 내 몸이 진정으로 웃길 수 있고, 웃을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진정한 ‘유머리스트’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몸을 만들기 위해 피트니스센터로 갈까요? 수영장으로 갈까요? 아니면 해병대 캠프로 가야 할까요? 유머를 위한 몸은 근육질이나 건강 체질의 몸이 아니라 입꼬리를 살짝 들어 올리고 눈가의 주름을 살짝 잡아주는 그런 쉬운 일입니다. 웃음소리까지 들린다면 더더욱 좋겠죠. 그러나 이런 몸을 만드는 게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경험해 보셨죠? 썩소는 내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진정한 미소는 쉽지 않다는 것을. 진정으로 유머에 반응하는 몸을 만들려면 ‘맘’이 바뀌어야 합니다. 맘이 바뀌면 눈빛이 달라집니다. 맘이 바뀌면 뭘 먹어도 맛있어집니다. 그럼 맘을 바꾸기 위해 산으로 갈까요? 바다로 갈까요? 아니면 교회나 절로? 아니면 병원으로 갈까요? ‘유머를 위한 맘’은 ‘말’이 바꿔 줍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수많은 책으로 나와 있습니다. 자신의 목표를 글로 적어 놓았더니 이뤄졌더라, 말을 긍정적으로 했더니 모든 일이 긍정적으로 풀리더라 등등. 그래서 우리는 아직도 표어를 만들기나 계획표 작성, 구호 제창 등을 합니다. 말만 바꾸면 맘이 바뀌니까요. 재밌게 말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비교해 보면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재밌는 말을 못하는 사람은 상처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웃겨보려고 말을 꺼냈다가 “에이 썰렁해~.”라는 핀잔을 듣고 나면 맘이 닫히게 됩니다. 그러면 몸까지 얼어 버리죠. 그러니까 닫힌 입에서 다시는 재미있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을 재밌게 하는 사람은 맘의 준비가 되어 있죠.
말 잘하는 사람은 말을 거침없이 쏟아낸다는 느낌입니다. 항상 여유가 있죠. 그런 여유와 거침없음은 바로 맘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편한 맘은 바로 편한 몸에서 나오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몸부터 교정해야 합니다. 그러면 맘도 바뀌고 말도 바뀌고. 그러면 당신은 유머를 완전정복할 것입니다. 이제 저와 함께 ‘몸,맘,말의 세계’로 떠나 보실까요?
이 책은 직장인을 위해 쓰인 책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시대에 가장 유머를 필요로 하는 곳이 ‘직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례나 설명도 직장인을 위주로 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그렇다고 학생이나 실업자, 가정주부가 읽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어차피 이 세상 모두가 나의 일터가 되고 살아 숨 쉬는 동안 직장인으로 살아 가야할 테니까요.
특히 직장 내에서의 유머 사용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제게 들어오는 강의의 90% 이상이 직장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은 숨이 막힌다는 것입니다. 말로는 즐거운 일터를 만든다, 행복한 직장을 만든다고 하지만 직장인의 얼굴에는 찌든 피로가 가득합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그 피로가 가정으로 전염되고 사회로 퍼져나가 온 나라를 어두운 그림자로 가로막고 있으니까요.
그 치료약이 바로 유머입니다. 유머가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만 가벼운 상처에 붙이는 반창고는 됩니다. 배우 원빈이 출연한 영화 ‘아저씨’를 보셨나요? 그 아이를 구한 건 킬러 이마에 붙여준 반창고였습니다. 이 책이 직장인의 상처에 작은 반창고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