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숨길 수만 있다면 숨기려고 애를 썼다. 식당에 가도, 카페에 가도, 승강기를 타도, 늘 구석으로 아이들을 내몰았다. 다른 사람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볼까 두려웠고, 장애 아이들을 키우는 나를 불쌍하게 볼까 봐 불편했다. 아이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의미 없는 소리를 내며 돌아다닐 때, 사람들의 시선이 고통스러워 아이를 다그치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오는 일도 많았다. 장애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열등한 존재가 되어 사람들의 동정심을 사는 것 같아서 괴로웠다. 장애는 부끄러운 것도 아니고, 숨기거나 감출 것도 아님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아이들을 숨겼던 반쪽짜리 거짓된 내 모습을 청산하고, 내 아이들을 당당하게 ‘앞에’ 두기로 용기 내었다. 내가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예쁜 모습만 보이는 것보다 고통과 아픔으로 온통 멍이 든 내 모습까지도 기꺼이 내어 보이며 나누는 삶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나는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