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가급적이면 리얼리즘 소설 위주로 가고자 합니다. 북한 현실에 생소한 독자에게는 리얼리즘 작품이 공감을 주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내용 면에 있어서는 증언과 고발에 머무는 한계를 극복하고 이념 강조, 정치적 목적, 지엽적인 소개 등에 편중되는 것을 피하며 개성이 독특하고 남과 북, 세계인이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인간상을 그리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북한 현실 작품을 쓸 때 화자를 탈북자가 아닌 북한 현지인의 위치에 세우는 것을 선호합니다. 예컨대 북한에 표현의 자유가 있고 체제 선전을 강요하는 문예 정책이 없었다면 내가 어떤 작품을 썼을까를 상상하며 펜을 쥡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북한 현실을 담은 작품에 대해 통상 일컫는 ‘탈북문학’과 좀 구별해 ‘북한 현실문학’이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불가항력적인 여건으로 ‘북한 현실문학’이 남한에서 창작되지만 그것이 북한 독자들이 진짜로 읽고 싶은 작품이 되어 위로가 되고 깨우침이 되고 소망을 주기 바랍니다. 더불어 남한 독자, 외국 독자에게도 납득이 되고 공감되는 ‘통일문학’, ‘뉴코리아문학’을 지향합니다.